밥 딜런은 현대 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설적인 뮤지션이다. 포크 음악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그는 1960년대 중반 록 음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며 대중의 기대를 뒤엎었다. 그의 독창적인 가사와 음악은 노벨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문학적 가치까지 인정받았으며, 지금까지도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이런 밥 딜런을 연기할 배우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듄 시리즈로 유명한 티모시 샬라메가 캐스팅되면서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일찍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샬라메는 딜런 특유의 말투와 노래 스타일을 직접 소화하며, 그가 어떻게 음악적 변화를 거듭했는지를 연기한다. 이 영화는 단순히 밥 딜런이라는 사람의 인생을 연대기로 나열하기만 하는 전기 영화가 아니다. 특히, 그가 포크 음악에서 록 음악으로 음악적 성향을 급격하게 전환했던 시기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가 음악 스타일을 바꾸면서 겪었던 갈등과 변화에 대해 심층적으로 탐구한 이 영화가 과연 밥 딜런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재현했을지, 그 줄거리와 결말, 전기영화로서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1. 줄거리 – 1960년대 뉴욕의 한복판에서
영화 A Complete Unknown은 밥 딜런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대신, 1960년대 초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로 무대를 옮겨, 젊은 밥 딜런이 포크 음악의 중심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딜런(티모시 샬라메 분)은 미네소타에서 뉴욕으로 올라와 당대 최고의 포크 음악가들 사이에서 자신의 음악을 연마한다. 그는 우디 거스리 같은 전설적인 뮤지션에게서 영향을 받으며, 당대의 사회적 문제를 노래에 담기 시작한다. 마치 시를 읊듯 노래하는 그의 스타일은 기존의 포크 음악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고, 점점 대중과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하게 밥 딜런이 성공에 대한 찬사를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가 음악을 만드는 과정뿐만 아니라 대중의 기대와 예술적 자유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특히, 1965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그가 일반 기타가 아닌 전자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오르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공을 들인 핵심 장면으로 등장한다. 당시 포크 음악 팬들은 밥 딜런이 록 음악으로 전향하는 것에 대한 큰 배신감을 느껴 그가 공연을 하고 있는 도중 야유를 퍼붓는다. 이 영화는 당시 사건을 단순한 논란이나 이슈화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변화를 선택한 주인공의 용기 있는 선택으로 관객들을 설득한다. 영화 속에서 관객들은 밥 딜런이라는 가수는 단순히 음악적 성공을 거둔 가수가 아니라 스스로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간 예술가라는 점을 다시 깨닫게 된다.
2. 결말 – 예술가로서의 길
영화의 후반부는 밥 딜런이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는 'Like a Rolling Stone'같은 곡을 발표하며 록 음악으로 완전히 전향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가사로 대중과 소통한다. 그러나 그의 변화는 단순히 음악 스타일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대중과 평론가들은 끊임없이 그에게 의미를 부여하려 했고, 딜런은 그러한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만의 길을 걸으려 한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딜런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며, 그가 왜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는지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결말에서는 1966년 오토바이 사고 이후 잠시 활동을 중단하는 딜런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기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의 심리적 도피로 해석된다. 영화는 이 사건을 하나의 마침표가 아니라, 그가 다시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묘사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딜런은 어두운 무대 뒤에서 자신의 기타를 조율하며, 다시금 노래를 부를 준비를 한다. 그리고 화면이 어두워지며 그의 목소리가 흐른다. 영화는 딜런의 이야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마무리된다.
3. 전기 영화로서의 특징
일반적인 전기 영화는 주인공의 일대기를 순차적으로 따라가며 그들의 성공과 실패,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컴플리트 언노운은 밥 딜런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풀어가기보다는, 그의 예술적 변화와 철학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1) 한 순간을 집중적으로 조명
영화는 주인공의 어린 시절이나 다양한 음악상을 수상했던 화려한 후반기 삶보다는 음악적 탐구에 몰입했던 시기를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1960년대 초반, 그가 포크 음악에서 록 음악으로 전향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히 인물의 삶을 시간대 별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에 집중하여 그의 예술적 결단과 변화의 의미를 깊게 탐구할 수 있도록 관객들을 끌어당기는 방식이다.
2)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와 음악
티모시 샬라메는 직접 노래를 부르며 밥 딜런의 목소리와 스타일을 재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공연 장면들이 많으며, 관객들은 샬라메의 연기를 통해 밥 딜런의 무대 위 모습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3) 결말에 대한 상상력과 인상적인 마무리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전기 영화이지만 밥 딜런의 인생을 완결된 이야기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음악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는 끊임없이 변화를 원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마무리한다. 이러한 영화의 결말은 관객들에게 밥 딜런의 음악과 삶에 대해 더 깊은 이해와 관심을 가지고 그를 계속 탐구해 나가도록 유도하는 영리한 장치로 작용한다.
결론 – 밥 딜런을 이해하는 또 다른 시각
컴플리트 언노운은 단순한 전기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밥 딜런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시대를 정의하고, 또 시대를 뛰어넘는 존재가 되었는지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는 딜런의 독특한 분위기와 예술적 에너지를 완벽하게 재현하며, 영화는 그의 변화와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그에게 몰입하게 만든다. 밥 딜런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시대를 바꾼 예술가의 이야기에 매료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 영화는 우리에게 묻는다. "예술가란 무엇인가? 그리고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그리고 "밥 딜런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밥 딜런을 이해하는 가장 정확한 방식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