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개봉을 앞둔 와일드 로봇(The Wild Robot)은 릴로 & 스티치, 드래곤 길들이기 등을 연출한 크리스 샌더스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은 피터 브라운(Peter Brown)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로, 기계와 자연의 조화를 다룬 감동적인 이야기다. 샌더스 감독은 특유의 감성적인 연출과 따뜻한 캐릭터 묘사로 유명하다. 릴로 & 스티치에서는 가족과 이방인의 관계를, 드래곤 길들이기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우정을 그렸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로봇과 자연'이라는 색다른 조합을 통해 새로운 감동을 전한다. 과연 와일드 로봇은 그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명작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1. 자연 속에서 깨어난 로봇, 와일드 로봇의 줄거리
영화는 거친 폭풍우 속에서 한 컨테이너가 바다에 빠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컨테이너 안에는 여러 대의 첨단 로봇이 실려 있었고, 대부분 파손되었지만, 단 하나의 로봇이 우연히 작동을 시작한다. 바로 주인공인 ‘로즈(Roz)’다. 로즈는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어디에서 왔는지 모른 채 홀로 무인도에서 깨어난다. 그녀는 처음에는 환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서툴게 움직이지만, 점차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살아남기 위해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배운다. 처음에는 섬의 동물들이 로즈를 경계하지만, 그녀가 점점 자연을 배워가며 동물들을 돕기 시작하자 서서히 마음을 연다. 특히 어린 거위 한 마리를 우연히 돌보게 되면서, 그녀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엄마'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평화롭던 일상도 잠시, 로즈를 쫓는 인간들이 섬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2. 인간과 기계가 공존할 수 있을까, 결말
로즈는 섬의 동물들과 우정과 깊은 유대를 쌓았지만, 결국 그녀를 다시 회수하려는 인간들의 욕심을 피할 수 없다. 인간들은 로즈가 원래 산업용 로봇이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그녀를 원래의 목적으로 되돌리려고 한다. 하지만 로즈는 그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감정을 느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존재로 성장을 했다. 섬에서 그녀는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 배웠고, 자신이 사랑하고 아끼는 것을 위해 희생하는 법을 배웠다. 결국 로즈는 섬에 살고 있는 동물들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인간들에게 돌아가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에게 로봇과 자연이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영화 마지막 로즈는 결국 섬을 떠나지만 그녀가 섬에 남긴 변화는 인간들과 동물들의 마음을 변화시킨다. 로즈가 다시 섬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한 여운을 남기며 영화는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며 마무리된다.
3. 와일드 로봇의 화려한 더빙
- 로즈 (Roz) - 루피타 뇽오
로즈의 목소리는 블랙 팬서, 노예 12년 등으로 유명한 루피타 뇽오가 맡았다. 그녀의 차분하면서도 감성적인 목소리는 로봇이라는 비인간적 존재에 따뜻한 감정을 불어넣는다. 특히, 감정이 없는 듯하면서도 점점 감정을 배워가는 과정에서 미묘한 톤의 변화를 보여주어 더욱 인상적이다. - 거위 브라이트빌 - 제이콥 트렘블레이
로즈가 키우는 어린 거위 브라이트빌 역은 룸, 원더의 아역 배우 제이콥 트렘블레이가 맡았다. 아이 같은 순수한 목소리와 감정 표현이 탁월해, 로즈와의 유대감을 더욱 감동적으로 만든다. - 악당 인간 캐릭터 - 페드로 파스칼
이 영화의 악당이자 로즈를 회수하려는 인간 캐릭터를 맡은 배우는 디즈니플러스의 만달로리안, 그리고 라스트 오브 어스로 유명해진 배우 페드로 파스칼이 맡았다. 카리스마 있고 무거운 그의 연기는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며, 입체적인 인물을 만들어 냈다.
감정을 섬세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만큼 더빙을 맡은 배우들 모두 연기를 잘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퀄리티가 매우 뛰어나다. 특히 주인공인 로즈의 경우 로봇이라는 특성상 기계적인 느낌을 유지하며 감정을 배워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연출했는 점이 인상적이다.
마치며 – 자연과 기계, 그리고 인간의 이야기
와일드 로봇은 로봇이 자연과 어울리며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자연과 공존하는 것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인간이 만든 기계도 자연 속에서 생명의 가치에 대해 배울 수 있을지, 그리고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맞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크리스 샌더스 감독은 이번에도 따뜻한 감성과 감동적인 스토리를 발휘하여 감동을 준다. 릴로&스티치가 가족의 의미를 뜻하고, 드래곤 길들이기가 인간과 인외의 우정과 성장을 보여준 것처럼 와일드 로봇은 자연과 공존하는 삶에 대해 알려준다. 애니메이션 팬이고 환경과 감성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