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칸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는 젠더, 권력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작품이다.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 보스가 여성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뮤지컬과 스릴러 형식으로 풀어낸다. 본 글에서는 에밀리아 페레즈의 줄거리, 결말, 그리고 비판적인 시각에서의 해석을 살펴본다.
1. 에밀리아 페레즈 줄거리: 카르텔에서 여성으로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는 멕시코의 거대 조직 보스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다. 주인공은 오랫동안 조직을 이끌어왔지만, 내부적 갈등과 자신을 둘러싼 폭력에 지쳐 은퇴를 결심한다. 그러나 그의 목표는 단순한 은둔이 아니라, 여성으로서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다. 주인공은 법률 전문가이자 로비스트인 리타(셀레나 고메즈 분)를 고용해 자신의 신분과 자산을 정리하는 계획을 세운다. 리타는 처음에는 단순한 법적 문제 해결을 돕는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더 깊이 사건에 개입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보스는 성전환 수술을 거쳐 ‘에밀리아 페레즈’라는 새로운 이름과 정체성을 갖게 된다. 하지만 과거는 그렇게 생각만큼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조직 안에서 배신이 일어나고, 정보의 감시망도 점점 좁혀온다. 주인공인 에밀리아 페레즈는 뒤늦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고 하지만, 과거 자신이 저지른 사건의 어두운 그림자가 여전히 그의 뒤를 따라다닌다.
2. 에밀리아 페레즈 결말: 자유 or 속죄?
영화 후반부 에밀리아는 자신의 과거를 완전히 청산하려고 한다. 그러나 조직 내부에 있는 배신자들이 그녀의 정체를 세상에 폭로하려고 하고, 경찰도 그녀의 뒤를 끝까지 추적한다. 리타는 주인공에게 해외 도피를 제안하지만, 에밀리아는 결국 자신이 저지른 과거의 죄를 마주하고 피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스스로 법의 심판을 받기로 결심하고, 공개적으로 자신이 숨겨왔던 정체를 밝히며 자수하는 방향을 선택한다. 결말에 나오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에밀리아가 감옥에 수감된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전과 다르게 평화롭다. 주인공이 보여주는 평온한 표정은 비록 자유를 잃었지만 완전한 자신으로서의 삶은 처음으로 온전히 살게 된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에밀리아 페레즈가 보여주는 표정에서 의미심장한 결말을 볼 수 있다.
3. 에밀리아 페레즈 비판: 현실&메시지의 한계
(1) 성 정체성과 조직의 결합
에밀리아 페레즈의 독특한 스토리는 젠더 정체성과 조직의 서사를 묶어 독특한 스토리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하지만 일부 평론가들은 이런 서사를 가진 스토리가 트랜스젠더 이야기를 너무 지나치게 과장되고 극적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특히 조직이라고 하는 극단적인 환경 속에서 트랜스젠더가 성정환을 선택하고 이를 다루는 방식이 지나치게 현실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2) 스릴러와 뮤지컬의 조합
뮤지컬 형식을 차용한 점도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다. 자크 오디아르 감독은 감정선을 극대화하는 연출로 뮤지컬 장르를 활용했지만, 일부 관객들에게는 분위기를 몰입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리얼리즘이 중요한 영화에서 노래가 삽입되는 것이 영화의 진지함을 방해한다고 평가하는 시선도 있다.
(3) 결말의 의미와 현실성
에밀리아가 자수를 선택하는 결말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일부 관객들은 이것이 그녀의 속죄와 성장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지만, 다른 시각에서는 너무 이상적인 마무리라는 비판도 있다. 현실에서는 보스가 단순히 죄책감만으로 자수를 결심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결론: ‘에밀리아 페레즈’가 던지는 질문
에밀리아 페레즈는 젠더 정체성, 권력, 속죄라는 복합적인 주제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잘못을 저지른 주인공이 과거를 청산하려는 한 개인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영화의 전체적인 연출과 설정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모두 이해할 만한 설득력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관객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범죄와 젠더의 경계를 허물며, 과거를 청산할 수 있는가? 그리고 새로운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자유일까? 이 영화는 그 답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지만, 관객들로 하여금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